서론
현재 블록체인 업계에선 수많은 시도와 실패가 계속되고 있고, 아직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부분적인 성공과 검증이 이뤄지고 있으며, 토큰 경제를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풀어내려는 시도 또한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답을 찾기까지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라며, 이 시리즈를 연재하려 한다.
해당 블록체인 토큰 이코노미 시리즈는 ‘인센티브 편’을 시작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이루는 요소들을 하나씩 재점검함으로써 내가, 혹은 우리가 몰랐거나 어쩌면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상기하고 이해하도록 돕길 바란다.
인센티브란?
인센티브: 사람을 어떤 행동을 취하도록 부추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극. 특히 종업원의 근로 의욕이나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높이는 것을 말함. 순화어는 '유인책',조성책'. - 구글 사전
보통 인센티브 구조에는 두 가지 참여자가 존재한다. 인센티브를 주는 제공자와 그것을 받는 사용자다. 굳이 하나 더 추가하자면 어떤 행위에 어떤 인센티브를 얼마나 줄지 결정하는 설계자인데,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하는 경우는 보통 제공자가 설계자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인센티브란 무엇일까? 어떤 행동을 취하도록 부추기면 그걸로 성공일까? 사실 이게 많은 사람이 놓치는 중요한 부분인데. 우리는 조금 더 근본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PST – Praise Sticker Token (직역: 칭찬 스티커 토큰, 의역: 지금 막 지어낸 토큰)
이제부터 우리는 익숙한 비유와 생소한 접근을 통해 ‘인센티브’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할 것이다.
상상해보라, 당신은 8살 아이를 기르는 한 가정의 어머니인데, 아이가 밖에서 놀고 와 꼬질꼬질한 몸으로 집안을 여기저기 더럽히려 하고, 씻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지금 바로 씻으면 칭찬 스티커 두 장 붙여줄게’
당신은 아이가 씻길 바라는 마음에 즉석적으로 인센티브를 설계하고 내걸었다. 축하한다.
당신은 방금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토큰 경제를 순식간에 만들어냈다. (와우!) 당신은 겨우 칭찬 스티커 두 장과 한마디의 칭찬으로 집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았고, 결론적으로 스티커 2장에 해당하는 사탕 하나를 지불하여 거대한 노동력의 손실과 가정의 불화를 막아냈다.
아이는 억지로 씻긴 했지만, 칭찬으로 인한 심리적인 안정과 사탕이라는 이익을 얻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센티브가 행위를 유도하는 데에 성공한 것뿐만 아니라, 설계자와 제공자에게도 이익을 주었다는 것이다.
제공자와 소유자의 역설
재미있는 사실은, 위 인센티브 구조에서 제공자인 줄만 알았던 당신 또한 ‘집이 더럽혀지지 않는’ 보상을 얻기 위해서, ‘새 인센티브를 설계하고 제공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제공자인 줄만 알았던 당신 또한 사용자와 같이 보상을 얻기 위한 어떤 행위를 했다니, 세상에! 혹시 당신도 감이 왔는가? 놀랍지만, 당연하게도, 결국 당신은 제공자이면서 동시에 사용자였다.
사용자와 제공자의 관계는 일방적인 줄 알았지만 서로 다른 두 가지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관계였고, 다시 말해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만약 일방적인 관계인 경우, 그것은 지속될 필요도, 지속될 수도 없다. 더 설명이 필요할까?
토큰 이코노미란? ‘참여자 수 이상의 인센티브 구조의 집합’
위 예에서 당신과 아이, 두 명의 참여자 모두 행위를 함으로써 보상을 얻는 인센티브 구조에 속해있었다. 만약 한 명이 인센티브를 얻을 수 없었다면, 칭찬 스티커 토큰 이코노미(토큰 경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한가지 명제를 확인했다.
참여자 수 혹은 그 이상의 인센티브 구조가 합쳐진 것이 바로 토큰 경제이다.
축하한다. 당신은 방금 토큰 경제의 숨겨지지 않은 비밀을 알아냈다. ;P
블록체인 생태계, 너무 많은 참여자
안타깝게도. 블록체인 토큰 경제 설계는 칭찬 스티커 토큰 경제만큼 녹록지 않다. 위의 간단한 예와 다르게 블록체인 생태계는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미 검증된 수많은 토큰 경제 디자인 패턴이 존재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당연히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참여자가 존재한다. (너무 많다!)
마무리
이번 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토큰 경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았다. 글이 짧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런 접근이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한 번에 소화하기 힘든 내용일 수 있으므로 이번 글은 여기서 끝마치겠다.
다음 시간부터는 실제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디자인 패턴을 이용한 실패한 예를 들어보며 토큰 경제 설계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부분을 차근차근 짚어주겠다.